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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례자의 길
산티아고 순례길을 떠난 친구
짐의 무게 만큼이나 내게 부과된
삶의 무게 짊어진 욕심들
그 무게를 감당하며
오늘도 길을 떠나지
무얼 위해 이 길을 떠나왔는가
나는 어디로 가고 있는가
이 길의 끝은 어디인가
길을 걷는 동안 이 물음에 답을 낼 수 있을까
아니 답을 얻어야 한다는 걸 잊고 무아를 만날 수 있을까
하얀 백지로 무의 세계를 만날 수 있을까
시간이 멈춘 마을 수도원은
촛불하나 켜놓고
원시의 시간으로 나를 되돌려놓았지
길앞에 나는 나약한 존재가 되어
속깊은 울음을 토해내었지
얼마나 많은 것들을 놓치며 살았는지
얼마나 쓸데없는 것들을 부여잡고 살았는지
새벽이 되고 햇살과 함께 찾아온 따스함은
거칠게 뻗어있는 길을 떠나게 하지
내짐의 무게 만큼의 사랑을 느끼며
오늘도 길을 떠나지
당당하게 살아가리라는 다짐과 함께
어깨끈을 조여매고
세상을 행해 길을 떠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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