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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 청소년도서/동시집

비밀다락방 ㅡ우미옥

by 까만여우 2024. 7.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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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 다락방>   상상출판사

우미옥
2011년 제3화 창비어린이 신인문학상 수상하며 동화로 등단.
2015년 <동시마중> 신인추천을 받으면 동시 쓰기 시작
<두근두근 걱정대장> <느티니무 숲에 용이 산다><운동방의 등뼈> <내 침구의 집> < 동굴을 믿어줘>

권소리 그림
그림이 좋아서 디자인을 배우고 그림책 작업도 있다
2018 한미음. 불교 동화 공모전에서 은상을 수상했다.

책 앞표지 와 뒤표지


책탐방ㅡ책 표지
책 앞 표지는 다락방으로 올라가는 모습을 그리고 있고
뒤표지는 다락방에서 책을 익고 있는 모습입니다.
아이다운 그림과 아이들이 좋아하는 다락방이 있습니다.
다락방을 탐방하러 가야 될 거 같습니다.
근데 요즘 아이들은 다락방을 알까요?  
 

책 앞표제지

 
책 그림
앞표제지에는 사다리 타고 올라가고 다락방에서 올라오기를 기다리며 손을 내밀어주는 소녀가 있네요
사다리에 맞춰 시인과 그린이의 이름 배치가 재밌습니다.
제목은 다락방이 되었네요.

이 시집은 먼저 그림이 눈이 들어왔습니다.
그림이  보기에 편하게 꽉 찬 그림. 여백을 주는 그림 다양하게 있는데
시와 잘 맞아서 마음이 푸근해지게 하네요.
 
 
동시집 목차입니다.
 
4부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시를 꼼꼼히 읽기
1) 단어의 비틀기입니다.
단어를 다르게 생각하게 합니다. 단어 놀이를 하는 데 재미있습니다.
쉰밥, 안노는 이유, 분수, 폭포 등이 가 그러합니다.
 
 

쉰밥
 
밥도 하루쯤 푹 쉬고 싶대
쉬지 않고 매일매일
똑같이 먹히는 건 피곤하대
그래서 하루쯤 쉬라고 했지
 
그랬더니
발은 안 씻어
냄새 폴폴 나고
이를 안 닦아
누런 하품만 하고
딱딱한 얼굴로
말도 안 해
 
너무 팍 쉬어버렸어
우린 하루 종일 쫄쫄 굶었지
 
 
 
안 노는 이유
 
넌, 토끼는 
토끼
 
넌, 꼭 끼는

 
넌 여유 없는 
여우
 
그래서
너희들이랑 
안 노는 거야
 
분수
 
공원 연못은
하루 종일
시끄럽게 
수학 공부한다
담긴 물을
나누고 또 나누고
잘 안 풀리나 보다
밤에도 쉬지 않고
분수 공부 계속한다



2) 재밌는 상황과 다르게 보기
흔히 보는 일상을 재밌게 묘사했습니다. 웃음 짓게 하는 시입니다.
돼지, 방석과의 편지,  모기 물린 자라리, 눈사람 머리,  깔끔쟁이 무궁화, 책에서 들리는 소리 등

 
 돼지 
 
나에게 더 이상 먹이를 주지 마
반 배고프지 않아
뱃속 가득 무겁게 철렁철렁
움직일 수 없어
목까지 차오른 동전 
숨을 쉴  수 없어
이것들을 빼내줘
펄쩍 뛰고 싶어
울타리 벗어나
훨훨 날고 싶어.
 
 
 
책에서 들리는 소리
 
소곤소곤 속삭이고
다정하게 알려주고
코웃음 치며 툭툭 내뱉고
우렁차게 소리 지르고
울음 참으면 훌쩍거리고
깔깔 하하 웃고
 
책을 읽을 땐 
눈을 쫑긋하고
귀를 크게 뜨고
글자의 소리를 들어봐
 
폭포
 
비가 철철 내린 날
위 논에서 아래 논으로
빗물 콸콸 흐르며
거품이 폭폭폭폭
포록포록포로록
폭포폭포폭포폭포포포
어느새 조그만 폭포가 생겼네
 
 
모기 물린 자리
 
우린 순식간에 만나고 이별했는데
서로 얼굴도 못 보고 헤어졌는데
참 오래도 기억한다
온몸으로 미친 듯이 기억한다
며칠이 지났는데도
만났던 그 기억
점점 더 붉어진다
점점 더 가려워진다
 

 

3) 생각하게 하는 시
돌탑, 겨울에 해야 할 일,  변신가족, 두근 거리는 무엇, 껌이 좋은 이유, 깔끔쟁이 무궁화 등이 있습니다.
이 시들은 재밌는 상황에서 다른 생각을 하게 해 주고 생각확장의 길로 이끕니다.
 

  두근 거리는  그 무엇
 
공중에 붕붕 떠 있는 것 같아
너무 좋아 마구 달리고 싶어
온몸이 간질간질하고 숨이 막혀
터질 것처럼 가쁜 숨이 차올라
집에 분명 무언가가 있어
설레고 두근거리는 무엇이
나를 기다리는 게 확실해
그게 무었지 상상하는 일
세상에서 제일 기분 좋은 일
 
 
돌탑
 
돌의 머리에
돌 엉덩이를 
올려놓으면
떨어지지 않게
잘이고 있다
풀도 안 발랐는데
착착 달라붙는다
기우뚱하다가도 이내 몸을 꼿꼿이 세운다
보이지 않는 손과 손을 뻗어
서로가 서로를 단단히 잡는다
이대로 서 있겠다고 마음먹으면
아무리 물살이 세어도 꿋꿋이 버티고 있다
역시 돌은 돌답다
 
 
겨울에 해야 할 일
 
곰처럼 굴에 들어가 겨울잠 자기
다람쥐처럼 모아둔 알밤 까먹기
씨앗처럼 웅크리고 곰곰 생각하기
나무처럼 꼿꼿이 서서 버티기
흙 속 알뿌리처럼 조용히 꿈꾸기
그렇게 봄이 오길 기다리기
 
 
깔끔쟁이 무궁화
 
속보이지 않게
너풀대지 않게
꽃 잎사귀 돌돌 접어
바닥에 얌전히
톡, 톡, 톡,
떨어뜨린다
 
 

이안 시인의 평론
우미옥 시인의 동시는 단순하고 단단하고 조그만 말의 돌멩이를 하나씩 올려 만든 돌탑을 닮았다.
한 줄의 돌 하나에 또 한 줄의 돌 하나를 올려놓으며 걸어가는 것이 시인의 시 쓰기라고 한다면, 그 마음을 같이 걸어 보는 것이 독자의 시 읽기라고 살 것이다라고 썼다.
독자로 하여금 시에 쓰인 말과 대상 상황을 살짝 다른 것으로 바꾸어 읽소 싶게 만든 작품이 많다 -예 <돌탑>
말과 말의 어울림에서 발생하는 재미와 체형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전개된다 -예 <쉰밥>
읽을수록 달라붙고 휘감기고 감싸는 게 많아진다-예 <손톱만 한 거미 한 마리>
 
 
총평
삽화와 잘 어울리는 시집은 읽으면서 미소 짓게 한다.
단어의 묘미와 상황을 다르게 바라보게 한다.
우미옥님은 동화 작가로 탄탄한 기반을 가지고 있으며 첫 동시집이다.
첫 동시집이라 그런지 동시의 호흡보다는 아직 동화의 호흡이 보인다.
작가가 설명을 많이 하고 동화의 호흡이 보인다.
시선을 다르게 바라보고 초반은 좋은데 동시 끝 마무리리가 약간 김 빠진다.
그러나 상황을 바라보는 감각과 언어 감각이 있어 다음 시집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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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장의 등뼈-우미옥

운동장의 등뼈 -우미옥 동화집지은이: 우미옥그린이: 박진아창비출판사2017년 10월 20일 초판132쪽13000원 우미옥 동시를 읽고 난 후 추천받은 책이다.'어 이런 동화책을 왜 모르고 있었지?' 하는 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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