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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학/철학,신화

담론 -신영복 교수의 마지막 강의

by 까만여우 2016. 9.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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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론에서 신영복 교수는 공부한다는 것에 대한 문제제기를 합니다.

가르친다는 것은 이미 알고 있지만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것을 불러내는 것이라면서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우리는 공부를 해야 합니다. 工夫(공부)란 천지를 사람이 연결하는 것입니다. 공부는 살아가는 것 그 자체로 인간과 세계에 대한 올바른 인식을 키우는 것입니다. 자연, 사회, 역사를 알아야 하고 나 자신을 알아야 합니다. 고전 공부의 목적은 과거 현재와의 소통을 바탕으로 미래를 만들어 가는 것으로 인류의 지적 유산을 토대로 하여 미래를 만들어가는 창조적 실천입니다.

 

니체는 철학은 망치다라고 했는데 갇혀있는 완고한 인식틀을 깨트리는 것이 공부라는 것입니다. 공부는 세계를 변화시키고 나를 변화시키는 것입니다.

 

이런 의미에서 공부의 시작을 <시경>으로 열었습니다. <시경>300 여 편의 시중 150편이 풍인데 풍은 황허유역 15개 제후국에서 불리던 노래를 채집한 것으로 사람들의 보편적 삶의 정서를 담고 있습니다.

세계 인식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진실을 담는 것으로 공부는 진실의 창조로 이어져야 합니다. 오래되고 진정성이 녹아있는 시적인 정한을 물려받는 것이 중요한데 이것은 많은 사람들의 공감대를 심화 시킵니다.

<시경>은 북방문학으로 4박자의 4언체로 4박지 행진곡과 비슷합니다. 목표지점이 존재하고 확실하게 땅을 밟고 걸어가는 것 사실성을 갖추고 있으며 집단 창장의 작품이 많습니다.

그런데 <초시>는 남방문학으로 양자강 유역의 작품으로 기온이 따뜻하고 의식주 걱정이 없고 느긋한 삶을 살던 사람들의 노래로 6언체이며 춤추는 리듬입니다. 자유롭고 개인 창작이 주를 이루며 시인의 이름이 등장하는 데 굴원이 대표적입니다.

주자는 시경을 많은 사람이 공감하게 한 유행가 모음집 정도라면 초사는 개인 지식인 고유의이상을 담은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문사철의 추상력과 시서화의 상상력을 유연하게 구사하고 적절히 조화할 수 있는 능력을 기르는 것이 중요합니다. <시경>의 사실성과 <초사>의 낭만성 문사철의 추상력과 시서화의 상상력을 유연하게 구사할 수 있는 능력과 품성을 기르는 것이 공부입니다.

 

<주역>은 변화를 읽을 때 뛰어나고 독법의 관계론입니다, 탈근대의 의미는 존재론에서 관계로 전환하는 것을 말합니다. 꿈은 관계가 극대화 되는 과정을 말하며 관계를 통하여 자기의 존재성을 변화시키는 것이 주역의 관계론입니다.

和而不同 (화이부동) 화는 다양성을 존중하는 관용과 공존의 논리이며 동은 흡수합병의 논리입니다. 의는 인을 시회화한 개념입니다, 여민락에서는 환경의 중요성 이야기합니다.

 

<장자>에서는 반기계론을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기계, 기술, 속도, 효율성에 대한 우리 시대의 신화를 반성하는 것이다.

똘레랑스는 타인의 차이를 인정하고 용인하는 것이지만 노마다즘은 특정한 방식이나 삶의 가치관에 얽매이지 않고 끊임없이 새로운 자아로 살아가는 것이다,

같은 추억이라도 늘 새롭게 만나는 것이고 추억은 뜻밖의 밤길에서 만나 다정한 길동무가 되어주는 것이어야 합니다,

 

2부에서는 신영복 자신의 이야기를 담고 있으며 <감옥으로부터의 사색>부분을 많이 인용하며 이야기를 이끌어갑니다. 1부에서 공부를 해야 하는 이유를 말했다면 2부는 실천적 연대, 실천, 관계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감옥으로부터의 사색>의 글은 가족들이 최종적인 독자이기 때문에 반듯하게 살아가는 모습을 보여주려고 했고 그것이 가족들에게 내가 할 수 있는 최소한의 의무라고 생각했고 국가권력에게 내가 무너지는 모습을 보이지 않으려는 자존심의 발로로 글이 반듯할 수 밖에 없었다고 합니다.

사람이 살아온 이야기는 그 사람이 실제로 겪는 과거의 실천 머리에서 가슴으로의 여행에서 가슴에서 발까지의 여행이 되어야 합니다. 가슴은 공감 애정이고 발은 현장으로 실천이다.

차이와 다양성은 그것을 존중하는 것으로 끝나서는 안 됩니다. 차이는 공존의 대상이 아니라 자기 변화로 이어지는 또 하나의 출발이어야 합니다. 자기변화는 최종적으로 인간관계로 완성됩니다. 변화는 결코 개인을 단위로 완성되는 것이 아닙니다. 자기 개조와 변화의 양태는 잠재적 가능성일 뿐이다. 중요한 것은 두발걸음의 완성이 아니라 한발걸음이라는 자각과 자기 비판 그리고 꾸준한 노력입니다.

예술은 사물이나 인간을 전혀 다른 방식으로 재구성하며 우리의 무심함을 깨우치는 것입니다.

아름다움이란 뜻은 알다 깨닫다 로 진정한 아름다움이란 세계와 자기를 대면함으로써 함께 깨닫게 하는 것으로 불우한 처자의 생명을 위로하기보다 그것을 냉정하게 직시함으로써 생명의 위상을 새롭게 바꾸는 것으로 성찰이요 세계인식입니다.

얼굴은 얼골 얼꼴로 얼의 꼴 즉 영혼의 모습으로 얼굴에는 자연히 그 사람의 얼이 배어나오기 마련입니다. 실천적 연대보다는 입장의 동일함이 더욱 중요한데 입장의 동일함 그것은 관계의 최고 형태입니다. 살기 위해서는 서로 관계가 있어야 하고 관계가 있어야 할 뿐 아니라 애정이 있어야 합니다. 애정이야말로 인식을 심화하고 인간적인 것으로 만들어줍니다.

사람과의 관계가 인식의 근본입니다. 돕는다는 것은 우산을 들어주는 것이 아니라 함께 비를 맞는 것 즉 함께 맞는 비입니다. 세상과 인간에 대한 깊은 이해가 없이는 결코 뛰어난 글을 쓸 수 없습니다. 콜롬보의 발상의 전환은 생명에 대한 잔혹한 폭력입니다,

잔혹한 폭력은 발상의 전환이라 예찬하는 우리의 무심함을 무심함이 아니라 비정함입니다.

 

나의 정체성이란 내가 만난 사람 내가 겪은 일들의 집합입니다.

햇빛이 죽지 않는 이유였다면 깨달음의 공부는 살아가는 이유입니다.

우리가 지켜야 할 자부심 이 자기의 이유를 가지고 있는 한 아무리 멀고 힘든 여정이라 하더라도 결코 좌절하지 않습니다.

신영복 교수는 언약은 강물처럼 흐르고 만남은 꽃처럼 피어나리라면서 끝맺음을 합니다.

 

담론을 읽다보면 신영복 교수의 치열한 삶이 고스란히 읽혀집니다.

그런만큼 교수의 죽음은 더욱 안타깝게 만듭니다.

언약은 강물처럼 흐르지만 만남은 꽃처럼 피어날 수 있으리라는 희망을 담고 있는데 정말 꽃처럼 피어났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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