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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설

모순-양귀자

by 까만여우 2025. 2.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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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순
양귀자
도서출판 쓰다
1998.06.27 초판
2013.04.01 2판
 
2024.11.22일 현재 2판 146쇄
엄청난 판매를 자랑하는 이책은 출판한지가 상당히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작년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지금도 꾸준히 읽히고 있다.
아마 그 이유는 20-30 대 여성들의 고민과도 맞물려 있어서 그러하지 않을까 싶다.
사실 주위의 20-30대 여성들이 많이 읽은 책이다.

 

책 속 문장
 
우리들은 남이 행복하지 않은 것은 당연하게 생각하고 자기 자신이 행복하지 않은 것에 대해서는 언제나 납득할 수 없어한다.
 
그래, 이렇게 살아서는 안 돼! 내 인생에 나의 온 생애를 다 걸어야 해. 꼭 그래야만 해!                                               

9쪽

 
삶에서 발생하는 에피소드들에 대해서 사람들은 씹을 줄만 알았지 즐기는 법은 전혀 배우지 못한 것이었다. 에피소드란 맹랑한 것이 맹랑한 것이 아니라 명랑한 것임에도.                                                                                                       

11쪽

 
지금부터라도 나는 내 생을 유심히 관찰하면서 살아갈 것이다. 되어가는 대로 놓아두지 않고 적절한 순간, 내 삶의 방향키를 과감하게 돌릴 것이다. 인생은 그냥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전 생애를 걸고라도 탐구하면서 살아야 하는 무엇이다.

                                                                                                                                                                                      22쪽

 
가난한 삶이란 말하자면 우리증 생활에 절박한 모즈 이엔 어떤 것도 허락하지 않는 삶이란 뜻이다.
 
아버지의 삶은 아버지의 것이고 어머니의 삶은 어머니의 것이다. 나는 한 번도 어머니에게 왜 이렇게 사느냐고 묻지 않았다, 그것은 아무리 어머니라 해도 예의에 벗어나는 질문임에 틀림없으니까.
 
 어머니가 책을 읽기 시작하면 우리 집에 아주 중요한 일이 일어나고 있다는 뜻이다. 책의 내용은 일어나는 혹은 일어난 일의 아주 중요한 단서가 된다. 자주 있는 일은 아니지만, 어머니는 자신의 힘난으로 상대하기 버거운 문제와 직면하면 마지막 수단으로 동네 서점에 달려가 해결법이 들어있을 것 같은 책을 고르곤 했다.                                                         

 62쪽

 
머릿곳에 계산기를 넣고 다니는 남자, 이 남자 나영규와 앉아 있으면 일목요연하게 정리된 현실이 보인다 너무나 일목요연해서 어디 제멋대로인 꿈이나 상상 같은 것은 전혀 끼어들 자리가 보이지 않는다. 알고 있는 사람은 다 아는 것이지만, 먼지 한 톨없이 깨끗하고 잘 정리된 남의 집보다 적당히 너저분한 남의 집이 묵어가기에 훨씬 편한 법이다.                     

77쪽

 
해 질 녘에는 절대 낯선 길에서 헤매면 안 돼. 그러다 하늘이 저쪽에서부터 푸른색으로 어둠이 내리기 시작하면 말로 설명할 수 없을 만큼 가슴이 아프거든........                                                                                                                             

 94쪽

 
사람들은 작은 상처는 오래 간직하고 큰 은혜는 얼른 망각해 버린다. 상처는 꼭 받아야 할 빛이라고 생각하고 은혜는 꼭 돌려주지 않아도 될 빚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인생의 장부책 계산을 그렇게 한다.
 
소소한 불행에 대항하여 싸우는 일보다 거대한 불행 앞에서 차라리 무릎을 꿇어버리는 것이 훨씬 견디기 쉬운 법이다.
 
인생이란 때때로 우리로 하여금 기꺼이 악을 선택하게 만들고 우리는 어쩔 수 없이 그 모순과 손잡으며 살아가야 한다는 사실을 주리는 정말 조금도 눈치채지 못하고 있는 것일까.                                                                                           

173쪽

 
아버지는, 우리 아버지는 나한테 생각하는 법을 가르쳐주었어. 살아가는 동안 수없이 우리들 머릿곳을 오고 가는 생각, 그것을 제외하고 나면 무엇으로 살았다는 증거를 삼을 수 있을까. 우리들 삶 속에 무엇이 들어있는지 생각하고 또 생각하나는 것이 아버지가 가르쳐준 중요한 진리였어. 아버지가 네게 남긴 교훈이고, 아버지는 다른 아버지들이 한평생 살고도 못 가르쳐주는 것을 우리에게 알려주었아. 그것으로 이미 우리 아버지는 자식한테 해줘야 할 의무를 다했다고 봐.               

177쪽

 
너보다 우리 자식들을 더 사랑애서.... 너한테 정말 미안해.                                                                                       

 180쪽

 
나의 불행에 위로가 되는 것은 타인의 불행뿐이다. 그것이 인간이다. 억울하다는 생각만 줄일 수 있다면 불행의 극복은 의외로 쉽다. 상처는 상처로 밖에 위로할 수 없다.                                                                                                           

188쪽

 
애당초 진모에게는 새 삶이라는 것이 없을지도 몰랐다. 그 애에게는 삶이 바뀌는 것이 아니고 다만 역할이 바뀔 뿐이었다. 어떤 역할이 주어져도 진모가 해내지 못할 것은 없었다. 그 애의 마음속에 확고부동하게 자리 잡은 그 애만의 우상이 존재하는 한은.                                                                                                                                                                   

188쪽

 
꽃을 사랑한다면, 당연히 그 이름을 자꾸 불러줘야 해. 이름도 불러주지 않은 사랑은 사랑이 아냐.                         

 193쪽

 
 
사랑이란 그러므로 붉은 신호등이다. 켜지기만 하면 무조건 멈춰야 하는 , 위험을 예고하면서 동시에 안전도 보장하는 붉은 신호등이 바로 사랑이다.
 
솔직함보다 더 사랑에 위험한 극약은 없다. 죽는 날까지 사랑이 지속된다면 죽는 날까지 우리는 사랑하는 사람에게 절대 있는 그대로의 나를 보여주지 못한 채 살게 될 것이다, 사랑은 나를 미화시키고 왜곡시킨다. 사랑은 거짓말의 감정을 극대화시키는 무엇이다.
 
세상의 숨겨진 비밀들을 배울 기회가 전혀 없이 살아간다는 것은, 이렇게 말해도 좋다면 몹시 불행한 일이다. 그것은 마치 평생을 똑같은 식단으로 밥을 먹어야 하는 식이요법환자의 불행과 같은 것일 수 있다. 
 
어제 아침엔 이렇지 않았어요. 아무렇지도 않았어요. 오늘 아침에 눈을 떠 보니 모든 것이 달라져 있어요.......
 
인생은 짧다. 그러나 삶 속의  온갖 괴로움이 인생을 길게 만든다.
 
너무 특별한 사랑은 위험한 법이다. 너무 특별한 사랑을 감당할 수 없어서 그만 다른 길로 달아나버린 아버지처럼, 사랑조차도 넘쳐버리면 차라리 모자란 것보다 못한 일이다.
 
진진아. 너무 빠르게도, 너무 늦게도 오지 마. 내 마지막 모습이 흉하거든 네가 수정해 줘.
 
옛날, 창과 방패를 만드는 사람이 있었다. 그는 사람들에게 자랑했다. 이 창은 모든 방패를 뚫는다. 그리고 그는 또 말했다. 이 방패는 모든 창을 막아낸다. 그러자 사람들이 물었다. 그 창으로 방패를 찌르면 어떻게 되는가. 창과 방패를 파는 사람은 그만 입을 다물고 말았다.
                  
                                                                                                        


쌩둥이인 엄마와 이모는 결혼 전까지 똑같은 삶을 살았다. 
하지만 결혼과 더불어 엄마와 이모의 삶은 전혀 다른 삶을 산다.
이모는 가정적인 남편을 만나 일상이 똑같이 그려지는 삶을 산다. 당연히 유추할 수 있는 삶을 산다.
그러나 엄마는 삶을 실패하고 가정폭력을 일삼고 술과 도박을 일삼는 남편을 만나 삶을 생각할 겨를도 없이 사건을 처리하느라 바쁜 나날을 보낸다.
그런 엄마와 이모의 삶을 보며 주인공 안진진은 고민한다.
어떤 남자와 결혼할 것인가를.
마음은 열정을 가진 남자, 꿈이 있는 남자인 김강우에게 기우는 것 같았지만 그녀는 삶이 그려지는 이모부 같은 나영규랑 결혼한다.
 
결혼을 하고 삶을 살다 보면 숱한 모순 속에 살고 있는 자신을 발견한다.
꿈과 이상 그것이 현실과 다르다는 걸 안 우리는 꿈을 좇기보다는 현실을 택한다.
그러나 택한 어느 것에도 우리는 만족하지 못하고 선택하지 않은 것에 대해 미련을 버리지 못한다.
 
안진진은 아버지의 이상을 이해했다.
이모의 이상도.
그러나 그녀는 어머니의 현실은 생각하고 싶지 않았다.
그런 엄마가 내심 싫었던 거다.
엄마보다는 이모를 더 이해했던 주인공 진진은 자살로 마감한 이모의 삶을 선택한다.
그녀는 자신이 있었던 걸까?
이모의 삶을 선택하면서 엄마처럼 끊임없이 잃어 나는 생명력을 가질 수 있다고 생각한 걸까.
 
책을 읽는 내내
엄마의 삶이 아팠다.
자신의 삶을 바라보지 못하고 자식과 남편이 벌어놓은 일을 처리하며
그것이 당신의 삶의 목표인 것처럼 살아내야 하는 엄마
그의 어깨가 무거워 
그의 삶이 아팠다.
그럼에도 자식들은 그녀의 삶에 감사할 줄 모른다.
그게 마음이 더 아프게 왔다.
어느 누구도 자신의 삶을 살고 싶지 않은 사람은 없다.
어느 누구도 타인의 삶을 볼모로 자신의 삶을 영위해서도 안된다.
엄마의 삶으로 그들은 그들의 삶만을 생각하는데
 
우리는 얼마나 이기적이고 자기모순에 빠져 살고 있는지......
 
이모와 엄마의 삶이 달라진 이유
안진진의 아버지는 어떤 사람인지
엄마와 이모의 삶의 방식은 무엇인지
우리의 삶이 꼭 예상대로 흘러간다고 생각하는지
예측가능한 삶을 산다고 생각하는지
삶의 방향은 누가 만들어 간다고생각하는지
 
오늘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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