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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비소설

자전거여행

by 까만여우 2016. 6.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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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 여행 1,2

김훈 지금  생각의 나무 출판사 

김훈 에세이

 

김훈의 글은 아름답다.

그의 글은 쑥쑥 부드럽게 읽힌다.

한 문장 한 문장이 강약이 있어 사람을 끌어들이는 힘이 있다.

김훈의 글을 한껏 음미해 보는 에세이집이다.

개인적으로 자전거 여행은 1권이 더 아름답다.

 

사물 하나하나를 놓치지 않는 그의 관찰력

그리고 그를 표현해내는 저자의 힘

 

언제부터인지 속도전에 휘말려

놓치고 있는 많은 것들을 되돌아보고 음미해 보게 되었다.

 

읽으면서 마음에 드는 문장을 파일로 정리해 보았다.

다음에 다시 읽을 때는 더 많은 문장이 다가올 거라는 생각을 해본다.

 

책 속 내용

된장의 친화력을 크고도 깊다.

된장의 친화력은 이중적이다.

 된장은 국속의 다른 재료들과 잘 사귀고, 그 사귐의 결과 인간의 안쪽으로 스민다.

이 친화의 기능은 비논리적이고 원형질이어서, 분석되지 않는다.

된장과 인간은 치정관계에 있다. 냉이된장국을 먹을 때, 된장 국물과 냉이 건더기와 인간 은 삼각 치정 관계이다.

그러므로 이 치정은 평화롭다.

냄비 속에서 끓여지는 동안, 냉이는 된장의 흡인력의 자장 안으로 끌려들어가면서 또 거기에 저항했던 모양이다.

냉이의 저항 흔적은, 냉이 속에 깊이 숨어있던 봄의 흙냄새, 황토 속으로 스미는 햇빛의 냄새, 싹 터오르는 풋것의 비린내를 된장 국물 속으로 모두 풀어 내놓는 평화를 이루고 있다.

이 평화 속에는 산 것을 살아가게 하는 생명의 힘이 들어있다.

(중략)냉이 건더기를 건져서 씹어보면, 그 뿌리에는 봄 땅의 부풀어 오르는 힘과 흙냄새를 빨아들이던 가는 실뿌리의 강인함이 여전히 살아있고 그 이파리에는 봄의 햇살과 더불어 놀던 어린 엽록소의 기쁨이 살아있다. (p34)

 

똑같이 메마르고 거친 땅에서 태어났으나 냉이는 그 고난으로부터 평화의 덕성을 빨아들이고, 달래는 시련의 엑기스만을 모아서 독하고 뾰족한 창끝을 만들어낸다.

달래는 기름진 땅에서는 살지 않는다,

달래의 구근은 커질 수가 없다.

달래는 그 작고 흰 구슬 안에 한 생애의 고난과 또 거기에 맞서던 힘을 영롱한 사리처럼 간직하는데, 그 맛은 너무 독해서 많이 먹을 수가 없다. 

달래는 인간에게 정신 차리라고 말하는 것 같다.

(중략) 쑥은 그야말로 겨우 존재하는 것들이다. 그것들은 여리고 애달프다.

(중략)쑥이 국물에게 바친 내용물은 거의 건부가 냄새이다. 그 국물은 쓰고 또 아리다.

먹이 피라미드 맨 밑바닥의 아린 냄새가 된장의 비논리성 속에 퍼져있다.

그 냄새는 향기가 아니라 고통이나 비애에 가깝다.

 

미나리는 발랄하고 선명하다,

미나리는 된장의 비논리성과 친화하기 어렵고 오히려 초고추장의 선명성과 잘 어울린다.

지나간 시간들과는 전혀 다른, 날마다 우리는 새롭게 해주는 새로운 날들이 우리 앞에 예비되어 있음을 안다. (PP3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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